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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략 산업으로 읽는 유망학과 ④ 대구

 AI와 로봇이 바꾸는 제조업의 미래, ‘K-로봇 수도’ 대구 이끌 유망학과는? 

지역 전략 산업으로 읽는 유망학과 | 대구


공장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사람의 손이 맡던 반복 작업은 물론 정밀 조립과 검사, 품질관리까지 로봇이 수행하는 시대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제조업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 명당 1천220대로 세계 1위다. 특히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기계·금속 산업은 로봇 수요가 집중되는 분야다. 대구는 자동차부품과 기계·금속 제조 기반 위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클러스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글로벌 로봇기업의 테크센터를 차례로 쌓아 올리며 ‘AI로봇 수도’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로봇은 일자리를 빼앗는 기계가 아니라 줄어드는 생산 인력을 보완하고, 위험하고 단조로운 일을 대신하는 산업의 동료가 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로봇을 설계하고 제어하며 AI로 더 똑똑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대구 지역 대학의 AI·기계·로봇 관련 학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진행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로봇 밀도 세계 1위 한국
제조업 생존 조건 된 AI·로봇 자동화


로봇 자동화는 더 이상 미래 산업의 선택지가 아니다. 인구 감소와 생산 가능 인력 축소, 제조 현장의 고도화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업의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 과거의 로봇이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설비에 가까웠다면, 최근의 로봇은 센서와 제어기·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해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 로봇산업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2024년 443억 달러 내외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약 6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비스로봇 가운데 의료로봇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제조로봇 분야에서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종의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AI 기반 로봇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서 로봇산업의 무게 중심은 단순 장비 제조에서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제조 현장에서 로봇 활용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2024년 기준 근로자 1만 명당 제조로봇 운용 대수는 1천220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자동차·부품 산업의 로봇 밀도는 이보다 훨씬 높다. 이는 한국 제조업의 강점이자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보여준다. 로봇을 많이 쓰는 나라에서 이제는 로봇을 잘 만들어 고장 없이 운용하고, 공정에 맞게 통합하며, AI로 성능을 높일 인재가 필요해진 것이다.


정부도 로봇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산업에 로봇 100만 대를 보급하고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높이며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방향은 로봇 인재 수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임을 보여준다. 특히 로봇은 기계공학,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이 결합되는 대표 융합 산업이다. 기계 구조를 이해하고 제어 시스템을 설계하며, 센서 데이터를 해석해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 따라서 AI·기계·로봇 관련 학과는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진로 선택지라 할 수 있다.

 

 


자동차부품·기계 기반 위에 쌓은 로봇 생태계
‘AI로봇 수도’ 향하는 대구


대구는 한때 섬유 도시로 불렸지만, 지금은 로봇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대표 지역이다. 대구가 로봇산업에 강점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자동차부품과 기계·금속 등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다. 로봇은 수요처가 가까워야 실증과 사업화가 빠르게 이뤄진다. 대구와 인접 경북에는 자동차부품, 기계, 금속, 전기·전자 기업이 밀집해 있어 로봇을 실제 공정에 적용하고 검증하기에 유리하다.


둘째, 제조로봇과 로봇부품 중심의 하드웨어 기반이 뚜렷하다. 2024년 기준 대구 로봇산업 매출의 대부분은 제조로봇에서 발생하며, HD현대로보틱스와 삼익THK, LS메카피온 같은 주요 기업이 지역 로봇 생태계의 축을 이룬다. 여기에 일본 야스카와전기, 독일 쿠카로보틱스, 스위스 ABB 등 글로벌 로봇기업의 로봇·테크센터와 영업 거점도 자리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과 지역 제조업이 한 도시 안에서 만나는 구조는 대구 로봇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셋째, 로봇산업 지원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다. 대구에는 국내 유일의 로봇 전담 지원 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있고, 로봇산업클러스터와 제조로봇 실증 기반도 구축됐다.


특히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조성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는 대구 로봇산업의 전환점으로 꼽힌다. 개발 단계의 로봇을 물류, 상업, 생활, 실외주행 등 실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검증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대형 실증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로봇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고, 지역 입장에서는 연구개발-실증-사업화가 이어지는 생태계를 갖추게 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하드웨어 중심 생태계를 AI와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 분야로 넓히는 일이다. 로봇을 잘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로봇을 공정에 맞게 연결하는 로봇SI, 로봇을 지능화하는 AI·SW 기술이다. 대구는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AI 기업이 집적돼 있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연구기관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의료 인프라와 케이메디허브, 지역 상급종합병원까지 결합하면 의료로봇 분야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


결국 대구 로봇산업의 미래는 기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계 구조를 설계하는 공학도, 로봇을 움직이는 제어 기술자, AI로 판단 능력을 부여하는 소프트웨어 인재, 의료와 제조 현장을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가 함께 필요하다.


지금 고등학생이 대학을 거쳐 사회에 나갈 무렵, 로봇은 공장과 병원, 물류, 돌봄, 일상 공간까지 더 깊숙이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구 지역 대학의 AI·기계·로봇 관련 학과가 지역 전략 산업과 맞물린 유망학과로 주목받는 이유다.

 


 주목해야 할 대구 지역 AI·로봇산업 관련 유망학과는? 


AI 로봇을 직접 설계하고 구현하는
영남대 로봇공학과


영남대 로봇공학과는 ‘내 손으로 만드는 인공지능 로봇’을 내세우는 실습 중심 융합공학 학과다. 2017년 설립된 이 학과는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인공지능을 통합적으로 배우며 단순히 로봇 부품을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전체 로봇 시스템을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는 스마트 로봇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정은 1학년 기초 공학과 컴퓨팅 기반 설계 역량, 2학년 동역학·3D 모델링 등 로봇 전공 기초, 3학년 센서·인공지능·컴퓨터비전 등 로봇 지능화 기술, 4학년 캡스톤디자인과 산업 연계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특히 이론 위주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실험·실습, 졸업 작품, YU RobotCup 등 교내외 로봇 경진대회 참여를 통해 학생이 실제 로봇을 만들고 검증하는 경험을 쌓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교육부 프라임 사업과 지역산업 연계형 대학 특성화학과 혁신 지원 사업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로봇 실무 교육 기반을 강화해왔다.


졸업 후에는 스마트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드론, 제조 자동화 등 대구·경북 로봇산업과 연결되는 첨단 분야로 진출할 수 있어 로봇을 ‘배우는’ 데서 나아가 직접 ‘구현하고 싶은’ 학생에게 주목할 만하다.

 

 


메커니즘 설계와 지능제어 역량을 함께 키우는
계명대 로봇공학과


계명대 로봇공학과는 2017년 신설 이후 로봇공학과 신산업 분야를 이끌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성장해왔다. 강점은 로봇을 기계·전기전자·컴퓨터공학이 결합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제어 역량을 함께 기른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C/C++프로그래밍, 3D로봇설계, 센서 및 액추에이터, 제어이론, 컴퓨터비전, 이동로봇공학, 임베디드시스템, PLC제어, 캡스톤디자인 등을 배우며 로봇메커니즘전문가와 로봇지능제어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Keimyung Advanced Robotics Operation Lab, 전자회로 실습실, PLC 제어 실습실 등 실습 인프라도 갖췄다. 졸업 후에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현대자동차, 에스엘, 유진로봇, 뉴로메카 등 연구기관과 자동차·로봇·스마트제조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 기계·로봇 제조 역량을 기르는
국립경국대 로봇공학전공


국립경국대 전자·기계공학부 로봇공학전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인 스마트 기계와 로봇 분야를 이끌 미래형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한다. 강점은 기계전자시스템 설계·제어, CAD/CAE/CAM 기반 스마트 제조, 소프트웨어 기반 지능화 기술을 함께 배운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기계 구조와 전자제어, 시뮬레이션, 제조 기술을 통합적으로 익히며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AI, 스마트 전자, VR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


실습 환경도 탄탄하다. PLC 실험 장치, 오실로스코프, DAQ 실험 장치, 자동제어 실습 장치, ANSYS·MATLAB 등 CAD/CAE 기자재, 4족 보행로봇과 자율주행 플랫폼 OMOROBOT 등을 활용해 이론을 실제 시스템 구현으로 연결한다.


졸업 후에는 자동차, 중공업, 방위산업, 환경·에너지, 정밀전자, 항공, 철도차량, 생산 자동화 분야로 진출할 수 있으며, 기계 분야 교직과정을 통해 중등교원 진로까지 열려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