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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전략 산업으로 읽는 유망학과 ② 경남

K-방산·미래형 비행체의 요람 경남, 우주 시대 인재 양성 유망학과는?

지역 전략 산업으로 읽는 유망학과 | 경남


기술 패권 경쟁과 안보 불안이 심화되는 시대, 다시 주목해야 할 유망 분야가 있다. 바로 항공우주산업이다. 항공우주산업은 더 이상 항공기와 위성을 만드는 제조업에 머물지 않는다. 방위, 위성통신, 우주탐사, 첨단 소재·부품·장비, 인공지능 기반 운항·제어 기술이 결합되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특히 경남은 사천의 항공산업 클러스터와 창원의 기계·방산 클러스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대학도 이에 발맞춰 항공우주공학, 기계, 전자, 소재·부품 분야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진행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항공우주산업, 국가 전략 산업으로 도약 중


글로벌 항공우주산업이 다시 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2025년 우주산업 및 항공제조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세계 항공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6천224억 달러, 한화 약 909조 원에 이른다. 시장 규모가 큰 데다 민간 우주개발, 위성 활용 서비스, 방위산업 고도화, 차세대 항공기 개발이 맞물리면서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는다. 국내 항공우주산업 역시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4년 한국 항공우주산업 관련 기업의 수출액은 3조5천485억 원으로 집계되며 산업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항공우주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시장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국가 안보와 방위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항공기, 위성, 발사체, 엔진, 정밀제어 기술은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첨단 센서, 자율비행 기술이 결합되면서 항공우주산업은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이 만나는 대표적인 융합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항공기 제작 역량뿐 아니라 부품 정밀 가공, 복합소재, 전자제어, 소프트웨어, 시험평가 역량까지 함께 갖춘 인재가 필요한 이유다.


정부의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다. 2024년 특별법 제정을 통해 우주항공 정책과 연구개발, 핵심기술 확보를 총괄할 우주항공청이 신설됐다. 우주항공청은 올해를 대한민국 우주항공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2026년도 우주항공청 연구개발사업 종합시행계획’을 확정했다. 53개 세부사업에 9천495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으로, 전년보다 약 410억 원 증가한 규모다. ‘우리 기술로 K-Space 도전’이라는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항공우주 메카 꿈꾼다…
경남, 사천·창원 중심 산업 생태계 구축


지방 소멸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항공우주산업은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그 중심에 경남이 있다.


경남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261개의 항공우주 관련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기업 집중도 역시 수도권 44.0% 다음으로 높은 31.4%를 차지한다.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들어선 것도 이러한 산업 기반과 무관하지 않다. 국방기술품질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정부 산하 기관도 자리해 연구개발, 시험인증, 품질관리, 산업 지원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경남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거점은 사천과 창원이다. 사천은 KAI를 중심으로 50여 개 우주항공 부품업체가 집적된 대표적인 항공산업 클러스터다. 항공기 체계종합과 부품 제작, 정비, 시험평가, 연구개발이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어 있으며, 민·관·군·학·산 전 분야에 걸친 우주항공 인프라도 비교적 탄탄하다.


최근에는 사천·진주·경남이 협력해 2040년을 목표로 우주항공 복합도시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우주산업을 특정 기업 중심 산업에서 도시권 전체의 성장 전략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창원은 기계·방산 클러스터를 바탕으로 항공우주산업의 후방 기반을 담당한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방산 기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기계 제조 집적지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협력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항공우주산업은 고도의 정밀 가공, 내구성 높은 소재,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이 필수인 만큼 창원의 기계·방산 역량은 경남 항공우주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클러스터 내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 역시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재 양성 체계도 구체화되고 있다. 경남도는 KAI와 협약을 맺고 수요 맞춤형 취업 트랙인 ‘KAI 트랙’을 운영 중이다. 참여 대학은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경남대 기계공학부, 인제대 전자공학전공 등으로, 3학년 1학기에 학생을 선발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과 어학 요건을 갖춘 학생들이 대학별 기준에 따라 선발되며, 이후 전공 교과 이수와 KAI 현장 견학, 3학년 겨울방학 4주 현장실습, 4학년 1학기 산학협력 캡스톤디자인 과제를 수행한다. 선발 학생에게는 경남 ‘초광역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ANCHOR, 구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를 통한 금전적 지원과 졸업 시 KAI 수시채용 서류 평가 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산업 현장과 대학 교육이 직접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항공우주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경남 지역 우주항공 관련 유망학과는? 


우주항공·방산 허브 대학으로 도약하는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는 국내 최초 항공우주 관련 단과대학을 기반으로, 경남의 지역특화산업인 항공·우주·방위산업과 직접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기업 밀착형 교육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지역혁신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 프로그램은 학부 과정의 ‘KAI 트랙’이다. 학생들은 KAI 현장 견학·실습, 산학협력 캡스톤디자인 등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매년 일정 규모의 학생이 KAI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석사 과정에서는 ‘KAI 대학원 계약학과’와 ‘한화시스템 펠로우쉽’도 운영된다. ANH, 모아소프트와 연계한 계약 정원제 교육과정, 사천 항공산업 클러스터 전문가 멘토링, 40여 개 기업과 협약한 캡스톤디자인 과목도 강점이다.


여기에 2023년 글로컬대학30 선정으로 2026~2030년 5년간 1천억 원 지원을 받게 되면서 ‘우주항공·방산 허브 대학’으로의 도약도 본격화됐다. 프랑스 대학원 복수학위 프로그램인 ‘CAS-그랑제꼴’과 글로컬교육트랙 신설을 통해 글로벌 항공우주 인재 양성 기반도 넓혀가고 있다.

 

 

 

창원산단 취업 경쟁력 갖춘
경남대 기계공학부


경남대 기계공학부는 창의적 기술 교육을 바탕으로 전문 기계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학부다. 특히 창원국가산업단지와 가까운 입지와 산업 연계 교육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8천여 명의 졸업생을 지역 산업 현장에 배출해왔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운영하는 ‘교수 동행 프로그램’은 학생별 진로와 취업 준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며, 매년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KAI 트랙’이 대표적이다. 경상국립대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며, 별도 지도교수를 배정해 집중 관리와 지원을 제공한다. 매년 KAI에 2~3명가량이 취업해왔고, 2024년 8월~2025년 2월 졸업자 기준으로는 KAI에 7명이 선발되는 성과도 거뒀다. 2020년부터는 창원 LG전자와 채용연계형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4학년 하계방학 사전직무교육과 인턴십, 2학기 현장실습을 거쳐 최종 선발되는 방식이다.


KAI, LG전자, 현대로템 등 경남 주요 대기업 취업에 강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실무형 공학 인재를 꿈꾸는 학생들이 주목할 만하다.

 

 

 

사천우주항공캠퍼스에서 출발하는
국립창원대 우주항공공학부


국립창원대 우주항공공학부는 경남 우주항공산업 성장과 맞물려 주목할 만한 학부다. 국립창원대는 2025년 3월 사천우주항공캠퍼스를 개교했고, 같은 해 4월 우주항공공학부가 첨단학과로 지정되며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한 인재 양성 기반을 강화했다.


학부는 우주항공시스템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설계와 제작의 실무 경험을 갖춘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창의적인 공학 역량과 리더십, 지역 산업을 이해하면서도 세계적 감각을 갖춘 기술 인력 양성에 초점을 둔다.


졸업 후에는 우주항공청과 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내 관련 기업, 우주항공·방산 분야 대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 진출도 가능하다. 자동차·기계·로봇 분야와의 전공 연계성이 높아 제조 대기업 기술직, 항공직렬 공무원, 공항공사, 대학원 진학 등 진로 폭도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