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계열 추천 도서] 영어영문학과

'문송’하지 않을
미래 비전 찾는 독서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남호성 교수(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전공 파헤치기 

21세기 맞아 달라지는 중

 

영어영문학은 영어의 언어학적 특성과 함께 영어권의 문학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배우는 학문이다. 이러한 학문의 정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맞고 있다.

 

타 분야의 학문이나 과학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영어의 음성, 텍스트데이터를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술에 활용하기’ 등이 그 사례다. 대학에 따라 전통적인 탐구 방식에서 탈피해 영어영문학을 문화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보거나 전자매체·공학적인 기술을 도입해 학문의 폭을 확대해나가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더 이상 ‘문송’하지 않아도 될,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는 곳, 바로 21세기의 영어영문학과다. 

 

 

전공 적합‘생’ 되려면?

영문학적 소양+창의적 역량 필수

 

21세기의 영어영문학도에게 필요한 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는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역량이다. 영어와 영미문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다른 분야에 응용·결합시킬 수 있으려면 꼭 갖춰야 할 역량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독서가 필수다. 다만, 이에 앞서 기본적으로 영어와 영미문화에 대한 관심과 학문적 열정이 필요하다.

 

영어로 말하고 쓰는 연습뿐만 아니라 영미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학 작품·영화·공연 등을 통해 영문학적 소양을
길러두라는 전문가와 선배들의 조언을 귀담아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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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PICK!  영어영문학과 전공 적합서

<자연어처리 바이블>

지은이 임희석

펴낸 곳 휴먼싸이언스

 

 

 

 

21세기 영어영문학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는 책 <자연어처리 바이블>

 

영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산업적·공학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남호성 교수는 “영어영문학과 진로를 희망하는 고등학생이라면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라며 필독을 권했다.

‘자연어’란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뜻한다.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 작성 언어와 구분하는 의미로 쓰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인공 지능 분야의 주요한 연구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컴퓨터 환경에서 자연어를 이해하고 모방하는 것이다.

 

남 교수는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어’를 어떻게 기계적으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에서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빼놓을 순 없다. 하지만 영어영문학과의 커리큘럼이나 인식이 전통적인 방식만을 따르다 보니 아직까지는 아웃사이더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근래 영어영문학과는 취업의 어려움이나 장기적인 비전의 부재로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졸업자가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2019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영어영문학과가 포함된 인문 계열 졸업자의 취업률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남 교수는 “현재 ‘자연어처리 과정’과 관련한 정식 커리큘럼을 갖춘 대학은 거의 없지만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스스로가 새로운 관점에서 영어영문학을 바라보고, 어학 공부를 어떻게 산업적·공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찾아나간다면 미래는 매우 유망할 것”이라며 자연어처리에 관심 있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쓰인 이 책을 통해 경쟁력 있는 미래를 준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어영문학과 진로를 위한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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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들려주는 나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1학년 | 이원

"<달과 6펜스> ,<The Picture of Dorian Gray> 추천해요"

 

 

 

Q 영어영문학과로 진학하게 된 동기는?

 

A 어릴 때부터 여러 언어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세계 이슈를 접하면서 국제기구에서 국제정책을 연구·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죠.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정책을 만들고 세계의 문제들을 논의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고, 근본적으로는 소통을 매개하는 언어가 핵심이라고 생각했어요. 수많은 언어 중 그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건 세계의 공용어인 영어라고 생각해서 영어영문학과로 진학을 결정하게 됐고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건 국제·언론·정치·금융 등의 사회 분야에 진출하고 싶다면 영어영문학과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영어영문학과는 언어와 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매우 폭이 넓은 학문이기 때문이죠.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지만 영미 소설·시를 원어로 다루고 영어 강의가 많으므로 어느 정도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추면 좋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Q 고교 때 읽은 책 중 진로에 도움이 된 책은?

 

A 대고교 때 인종차별에 대한 기사를 다루면서 읽은 <To Kill a Mockingbird>입니다. 어린 시절 번역본을 읽었는데 원서로 다시 보면서 동명의 영화에도 나왔던 유명한 명대사들을 직접 접할 수 있었던 점이 기억에 남아요.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편파가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간 평등’이란 책의 주제의식이 제 진로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책입니다. <달과 6펜스>는 짧은 시간 안에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교 시절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보다 진지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책이에요.

 

제목의 ‘달’은 이상을, ‘6펜스’는 현실을 의미하죠. 이상과 현실이 일치하면 가장 좋지만 대부분이 그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나요? 이상과 현실 중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생각해보게한 책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Q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A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입니다. 브론테의 소설에서는 잊힌 광녀, 버사 메이슨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죠. <제인 에어>에서 당연시 여겨지던 백인이 아닌 여성에 대한 차별, 19세기 영국의 제국주의에서 비롯된 사회·경제적 문제, 계급과 신분에 따른 불공평한 억압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비판적인 태도로 고전을 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입니다. 영어영문학과 진로를 준비 중이라면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The picture of Dorian Gray>를 원서로 읽어볼 것을 권해요.

 

영원한 젊음을 위해 영혼을 파는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주인공들의 대화나 주변 배경 묘사를 통해 19세기 영국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죠. 원서가 부담스럽다면 번역본으로라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