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종합은 학업 우수형, 계열 적합형으로 구분
교과는 학교 추천 전형으로 통합
고려대의 2021학년 수시 모집은 전년 대비 변화가 많다. 기존 학교 추천Ⅰ과 학교 추천Ⅱ 전형이 학생부 교과 전형인 ‘학교 추천 전형’으로 통합됐고, 학생부 종합 전형은 ‘학업 우수형’과 ‘계열 적합형’으로 구분된다. 특히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계열 적합형’이 신설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업 우수형과 계열 적합형은 전형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평가 역량 중 ‘학업 역량’과 ‘계열 적합성’의 비중에 차이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첫 적용받은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만큼 서류 평가에서 과목 선택 이력 등 정성적 요소를 강조하는 쪽으로 조정하는 중이다. 고려대 인재발굴처 최미정 책임입학사정관에게 올해 수시 모집에서 주목해야 할 점을 들었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 분석팀
학교 추천Ⅰ, 학교 추천Ⅱ 전형을 학생부 교과(학교 추천) 전형으로 통합한 배경은?
학교 추천Ⅰ과 학교 추천Ⅱ 전형 사이에서 어떤 전형으로 지원해야 할지 수험생들이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년에는 3학년 재적 학생 수의 4%까지 학교 추천Ⅰ과 학교 추천Ⅱ를 합산해 추천할 수 있었는데, 각각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형 성격이 달랐다. 전형 선택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고교 현장의 의견을 수용해 학생부 교과(학교 추천) 전형으로 통합했다고 보면 된다. 기존에도 학교 추천 전형은 일반고 학생들의 합격 비율이 높았던 전형이었기 때문에 올해도 성격은 동일하다.
학교 추천 전형의 면접 시기는 수능 이후다. 면접이 수능 전이면 준비 부담이 따르는 데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지원 여부 자체를 놓고 고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수능 준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함께 수능을 치른 이후 전형에 계속 참여할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도 있다. 교과 성적 산출 방법은 전년과 달라진 점은 없다.
학생 선택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받은 학생들이 처음 지원하게 된다. 서류 평가는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2015 개정 교육과정 첫해이다 보니, 현재 고3 학생들은 교육과정상 과목 선택을 허용한 범위가 학교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개방형 교육과정으로 편성,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크게 준 학교가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다. 적극적인 과목 선택 의지를 올해 평가에서 너무 크게 반영하면 학교 환경에 따른 영향력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다만 적극적인 과목 선택에 따른 이수자 수 분산으로 교과 성적 등에서 다소 불리해질 수 있는 요소를 감안해 평가 역량을 일부 조정했다. 올해 서류 평가에서 평가 역량 중 ‘전공 적합성’을 ‘계열 적합성’으로 변경했다. 계열 적합성 평가에서는 계열 관련 교과 성적이 기초가 됐는데, 이 같은 정량적 요소는 덜어내고 과목 선택 의지를 반영할 수 있는 요소를 강조하는 쪽으로 재배치했다.
올해부터 학생부 종합 전형 지원자에 대해 블라인드 평가가 진행된다. 공통 고교 정보를 받을 수 없게 됐는데,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블라인드 평가가 도입된다. 고려대는 학생부의 각 항목, 자기소개서, 공통 고교 정보의 내용들을 연결해 종합적으로 살피는 서류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해왔다. 수상 경력을 살필 때도 공통 고교 정보를 통해 학교에서 개최했던 전체 대회 현황과 비교하며 파악했다. 대회가 많은 환경이었는지, 학생이 주로 어떤 유형의 대회에 참여했는지 등을 교차해 확인할 수 있었고, 동일 고교 지원자들의 학생부 내용도 교차해 확인할 수 있었다. 블라인드 평가 도입으로 이런 부분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학업 우수형'과 최저 기준이 없는 ‘계열 적합형’으로 나뉜다. 두 전형의 서류 및 면접 평가에서 주요 차별점을 설명한다면?
서류 평가 방식은 동일하다. 평가 역량 역시 ‘학업 역량’ ‘계열 적합성’ ‘인성’ ‘성장 가능성’으로 같다. 전형별로 평가하는 내용은 다르지 않은데, 다만 비중은 차이가 있다. 학업 우수형의 경우 학업 역량이 40%, 계열 적합성이 20%인 데 반해 계열 적합형은 학업 역량이 20%, 계열 적합성이 40%의 비중이다. 전형의 성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전형명에도 의미를 담으려 노력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면접 방식이 변경됐다. 학교 추천 전형과 학업 우수형 전형은 ‘영상 면접(업로드)’ 방식, 계열 적합형 전형은 ‘영상 면접(현장 녹화)’ 방식의 비대면 면접으로 진행된다. 학교 추천, 학업 우수형 전형은 사전 공개하는 간단한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직접 녹화해 정해진 기간에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면 된다. 결격 사유가 없는 경우 PASS가 가능한 PASS/FAIL 방식의 성격이다. 반면 제시문을 숙독하고 주어진 질문에 답변하는 계열 적합형은 최저 기준이 없는 대신 다소 난도가 있는 질문들로 구성될 수 있다.
학업 우수형은 전년의 일반 전형과 성격이 유사하다. 전년 일반 전형의 최저 기준 충족률은 어느 정도였나. 또 매년 합격생들의 교과 평균 등급의 학과별 편차가 큰 편인데, 지원 시 유의할 점은?
전년 일반 전형 기준, 최저 기준 충족률은 인문 계열이 66%, 자연 계열이 59% 가량이었다. 올해 최저 기준을 전년 4개 영역 등급 합 기준으로 1등급씩 완화하는 대신 탐구 1개 과목 반영에서 2개 과목 평균 반영으로 변경했다. 정상적인 서류 평가가 가능한 수준에서 수능 최저 기준 변화에 따른 예상 지원자를 고려했다. 최저 기준을 설정하는 이유는 서류 평가를 충실히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지원자를 조정하는 취지도 있다. 지원 시 경쟁률을 참고할 때는 반드시 경쟁률과 모집 인원, 충원율을 함께 봐야 한다. 전년 경쟁률이 낮은 모집 단위라고 해서 무조건 합격이 쉬울 것이라고 예상하면 안 된다. 합격선이 낮을 거라는 기대로 모집 인원이 적고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선택할 경우 그만큼 충원율도 낮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
최저 기준이 없는 계열 적합형을 신설했다. 어떤 학생을 선발할 계획인가?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 중 계열 관련 활동을 집중적으로 해온 학생들에게 입학 기회를 주려는 취지다. 고교 유형에 관계없이 자신이 이 전형에 적합하고 면접에 두려움이 없다면 충분히 지원해볼 만하다. 수능 최저 기준이 없는 만큼 자유롭게 계열 관련 활동을 집중적으로 해온 학생들이 접근하기 좋은 전형이다.
계열 적합형은 종합 전형이므로 종전의 특기자 전형과 달리 활동 증빙 서류 없이 학생부 기재 내용만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3 수험생들의 부담을 서류 평가에서 어떻게 고려할 것인가?
대학 역시 올해 고3 수험생들의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다. 재학생들이 재수생 등에 비해 학생부 기록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지만, 종합 전형은 기본적으로 환경을 고려해 평가한다. 재학생과 재수생은 학생부만 봐도 바로 구분된다. 재수생은 3학년 2학기까지 학생부가 오는 데다,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과목 선택은 물론 과목명도 다르다. 동일하게 비교하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올해 상황을 계기로 종합 전형이 학생들이 처한 환경을 고려해 평가하는 전형이라는 것을 결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불안감이 큰 고3 학생들의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걱정하지 말고, 해오던 대로 자신 있게 지원하길 바란다.
주요 전형 분석
학생부 교과(학교 추천)
+수능 최저 학력 기준
+2018~2020 모집 인원(명) 및 경쟁률 [학교 추천Ⅱ 기준]
+전형 분석
학생부 교과(학교 추천) 전형은 전년과 달리 지원 자격에 졸업생이 포함됐다. 3학년 재적 학생 수의 4%(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까지 추천할 수 있다.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은 학교 재량이며 전형별, 계열별로 지원 인원을 제한하지 않지만 학교 추천, 일반 전형-학업 우수형 간에는 복수 지원할 수 없다.
전형 방법이 단계별 전형에서 일괄 전형으로 변경됐다. 학생부 교과 60%, 서류 20%, 면접 2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학교에서 추천받아 지원하는 모든 학생에게 면접의 기회가 주어진다. 반영 비율상으로는 교과의 영향력이 높아졌다. 학생부 교과 성적은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이 기재된 모든 교과의 석차등급을 반영하고 1학년 20%, 2학년 40%, 3학년 40%로 학년별 반영 비율을 적용한다. 1등급에서 3등급까지 등급 간 점수 차를 1.2점씩 두었으나 4등급 이하부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다.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추천을 받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만 지원하고 합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류는 학생부(비교과)와 자기소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면접 방식이 변경됐다. 지원자가 제시된 면접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직접 녹화해 안내된 업로드 기간까지 인재발굴처 업로드 시스템에 제출해야 한다. 만점과 0점(불합격)으로 평가 점수를 부여하며, 의사표현 방식과 면접에 임하는 전반적인 태도의 적절성을 평가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전년 학교 추천Ⅰ 전형에 비해서는 높아졌지만, 학교 추천Ⅱ 전형과 동일(의과대학은 학교 추천Ⅰ, Ⅱ와 동일)하다. 수능 응시 인원의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만만하지 않은 수준이다. 뛰어난 교과 성적과 서류 작성 능력, 수능 최저 기준을 모두 갖춰야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다.
학생부 종합(일반-학업 우수형)
+수능 최저 학력 기준
+2018~2020 모집 인원 및 경쟁률 [일반 전형 기준]
+전형 분석
학생부 종합 일반 전형-학업 우수형은 전년 일반 전형과 흡사하다. 1단계에서 서류 평가(학생부, 자기소개서)를 통해 모집 단위별 모집 인원의 5배수 내외로 2단계 면접 대상자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전년 일반 전형에 비해 4개 영역 기준 1등급씩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탐구 1개 과목만 반영했던 것과 달리 탐구 2개 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여전히 충족하기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추천 전형과 동일하게 영상 면접 업로드 방식으로 변경됐다.
학생부 종합(일반-계열 적합형) [신설]
+전형 분석
학생부 종합(일반-계열 적합형) 전형은 고려대에서 수능 최저 기준이 없는 종합 전형을 신설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기/실적(특기자 전형)을 실시하는 모집 단위는 선발하지 않는다. 2020학년 특기자 전형과 모집 인원이 비슷하다. 1단계에서 서류 평가(학생부, 자기소개서)를 통해 모집 단위별 모집 인원의 5배수 내외로 2단계 면접 대상자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60%와 면접 4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수능 최저 기준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능과 관계없는 전문 교과 중심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다소 유리한 전형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전년 특기자 전형의 경우 일반고에서 교과 성적이 우수하고 전공 적합성이 뛰어난 학생의 합격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접 방식이 변경됐다. 현장 녹화 방식의 영상 면접으로 진행되며, 제시문을 숙독하고 주어진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문제 해결력, 논리적·복합적 사고력 및 전공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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