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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상명대 국어교육과 이지연

수학 공식과 닮은 국어 문법의 규칙,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이지연 | 상명대 국어교육과, 서울 불암고 졸업

 

학생부 진로 희망 사항에는 3년 내내 ‘국어 교사’가 적혔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희망 학과 역시 기승전 ‘국어교육과’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좋아하는 과목 ‘국어’ 때문에 슬럼프에 빠져 방황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지연 씨는 본인의 바람대로 2021학년 수시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상명대 국어교육과에 합격했다. ‘학생부 종합 전형 준비의 정석’을 보여주며 고교생활을 행복하게 마무리한 그의 합격 스토리,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사진 이의종

 

이지연  상명대 국어교육과, 서울 불암고 졸업


문법과 한글 표기에 대한 관심, 교과 연계 활동으로 확장


“국어를 좋아한다고 하면 흔히 문학을 즐기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제가 국어를 좋아하게 된 건 순전히 문법 때문이에요. 수학 문제 풀이할 때 공식을 대입해 해결하듯, 암기한 국어 문법을 음운변동 규칙 등에 적용해 답을 찾는 과정이 흥미로웠거든요. 그러다가 문법 규칙에도 예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국어 문법이 단순 암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니 더 끌리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지연씨의 교내 활동은 <국어> 교과라는 큰 축을 중심으로 확장됐다. 인문탐구논문대회를 비롯해 토론대회, 전국 고전 읽기 백일장대회 등 전공 관련 활동에 몰두했다. 2학년 <영어Ⅰ> 수업 시간에는 교과서 본문에 ‘금강산'이 ‘Geumgangsan Mountain’으로 잘못 표기된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평소 한글 표기법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교내 인문탐구논문대회 참여를 계기로 ‘청소년의 언어 사용에 나타나는 탈락과 축약 현상에 대한 탐구’ ‘사이시옷 표기의 문제점과 해소방안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공부할 수 있었어요. 평소 관심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취합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 정말 많아요. 운좋게 상까지 받게 돼 더욱 특별하고 보람된 경험이었습니다.”



진로 설계에 힘 실어준  불암고의 교육과정과 선생님들


국어 교사를 향한 의지는 확고했고, 목표도 뚜렷했지만 ‘사범대’라는 현실의 벽은 높았다. 1학년 말 교과 내신 평균이 3등급 후반이었으니 갈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종합 전형으로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그렇다고 내신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성적 올리기에 집중했다.


“본인 의사에 따라 참여하는 야간자율학습도 3학년 때 코로나19로 등교할 수 없을 때까지 꾸준히 신청해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부족한 부분은 방과 후 수업을 신청해 채워나가고,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담당 과목 선생님을 찾아가 여쭤봤어요.” 


교사들이 직접 고안한 교내 학업 실천 프로그램을 발판삼아 성적도 많이 올릴 수 있었다. 불암고만의 특화 프로그램인 ‘Jump-up’과 ‘수능 시뮬레이션’ 덕을 톡톡히 봤단다.


“방학 기간에 학교에 나와 일정한 틀 안에서 자습하는 ‘Jump-up’은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면서 학습 패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수능 시뮬레이션’은 말 그대로 수능을 앞두고 2개월 전쯤부터 매주 토요일에 학교에 나와 모의고사를 푸는 시간이었어요. 평소 시험을 볼 때 많이 긴장하고 떠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이 훈련 덕분에 수능 당일에 실수 없이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었죠. 학교에서 연습하며 만들어놓은 루틴을 그대로 따르면서 반복 연습을 하니 장소가 달라져도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되더라고요.”

 

불암고의 열린 교육과정 편제도 지연씨의 진로 설계에 힘을 실어줬다.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으로 2학년 때 이수한 <문예창작입문>을 비롯해 <생활과 과학>, 3학년 때 수강한 <과학사> <심화수학Ⅰ> <교육학> <사회문제탐구>에 이르기까지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심화수학>, 성적 상승에 보람 


좋아하면 잘한다고들 하지만, 지연씨의 국어 성적은 예외였다. 1학년 1학기 4등급으로 출발해 3학년 1학기에 2등급을 받았지만, 국어 교과에서 단 한 번도 1등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교과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잘되지 않았어요. 특히 <고전 읽기>나 <심화국어> 수업은 수강 인원이 적은 소인수 과목이어서 1등급 받기가 더 어려웠어요. <고전 읽기> 담당 선생님께서 어쩔 수 없이 지필평가의 띄어쓰기로 감점을 해 제가 2등급이 됐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 국어 교사가 되겠다면서 정작 성적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으니 정말 괴롭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잘해서 좋아한 게 아니라, 정말 잘하고 싶어 국어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하하.”


실제로 <고전 읽기> 담당 교사는 지연씨의 2학년 학생부 교과 세특에서 ‘감점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평가 기준에 수긍하는 예의 바른 태도를 보여준 감동적인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국어교육학을 진로 희망한다고 해서 수학을 일부러 기피하는 ‘수포자’라는 얘기를 듣는 것도 싫어서 호기롭게(?) <심화수학>을 선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학년을 통틀어 가장 좋은 수학 점수를 받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성취감을 맛봤다. 


수치로 정량화된 성적과는 별개로 해당 과목을 이수한 과정과 배경, 그 노력을 평가하는 종합 전형에 지연씨가 최적화된 학생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수업 방식뿐 아니라 교육과정 전문성 겸비한  교사 되고파


교과 성적은 다소 부족했지만, 다행히 학생부에는 전공 관련 활동이 풍성하게 기록돼 있었다. 자기소개서도 글감이 많아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교내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했던 경험, 학생회 임원으로서 역할에 한계를 느껴 학생생활규정위원회에 지원해 참여하게 됐고 공청회를 통해 학생들이 교복에 대해 느끼는 불만과 건의사항을 수집한 일 등 다행히 자기소개서에 쓸 소재가 많았어요. 무엇보다 ‘고교학점제’를 주제로 한 KBS TV <다큐세상>에 출연해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를 갖게 된 경험은 제게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지연씨는 2학년 때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고교학점제 성과 공유 워크숍에 학생 대표로 참석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부심, 학생 선택 교육과정’이란 주제로 발표하는 기회를 얻었다. 사회를 맡아 선택 교육과정의 장단점을 설명했는데, 이를 계기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까지 하게 된 것이다. 

 

“평소 국어 교사를 꿈꾸면서 학생들이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수업 방식에 대해서만 고민했거든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수업 방식뿐 아니라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겸비한 교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교사의 또 다른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방송반 친구들과 함께 우리 학교의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주제로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물을 제작했는데, 그것 역시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교직윤리와 인성> 수업 기대돼


학생부 기반의 서류 면접은 무난히 치렀다. 교육학 이론에 대한 까다로운 질문이 있긴 했지만, 독서를 통해 다진 평소 실력으로 순조롭게 넘길 수 있었다고. 


“교육학 관련 서적을 읽으며 느꼈던 부분을 기억나는 대로 솔직히 말씀드렸는데 다행히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아요. 상명대 국어교육과의 <국어교육론>이나 <현대문법교육론> 등의 수업을 통해 ‘국어를 기가 막히게 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까지 밝혔으니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해요.”


국어 교사로 교단에 선 어느 날, 학생들에게 “선생님 덕분에 국어 과목이 좋아졌어요”라는 얘길 듣는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지연씨. 먼 훗날 그의 남다른 국어 사랑이 어떤 색깔과 모습으로 그의 제자들에게 투영될지 기대해 마지않는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선택 과목

 

▒ <고전 읽기> 
27명만 수강한 소인수 과목이었지만 고전문학을 좋아하고 국어 교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모든 국어 수업을 듣고 싶어 신청했다. 아쉽게 1등급을 놓쳤지만 평소 취약하다고 느낀 고전문학 파트에 자신감이 붙어 만족스러웠다. 

 

▒ <수학Ⅱ> 
자연 계열 친구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내신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망설였지만, 수능에 대비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선택했다. <수학Ⅱ>를 선택하지 않으면 수학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 <생활과 과학> 
인문 계열 진로 희망 학생은 2, 3 학년 때 과학 과목 중 한 과목 이상 선택해야 하는 학교 규정에 따라 고민 끝에 선택했다. 과목에 대한 사전 안내에서 1학년 때 배운 <통합과학>이나 <과학탐구실험>과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했다.

 

▒ <문예창작입문반> 
공동 교육과정 수업 중 평소 자신 없는 ‘글쓰기’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 토의·토론을 통한 사고의 확장은 물론, 책이나 신문을 읽고 토론하고 글쓰는 과정을 통해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뒀다.

 

▒ <과학사>
2학년 때 <생활과 과학>을 이미 이수했기 때문에 굳이 과학 교과를 더 선택하지 않아도 됐지만, 3학년 때 수능의 부담 없이 가볍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 필요할 것 같아 <과학사>를 골랐다. 결과적으로 수능 독서 영역 지문에 출제될 만한 과학 이론도 접할 수 있어 유용했다.

 

▒ <교육학> 
희망 진로에 맞춰 <교육학> 과목을 선택했다. 수업 시간에 접한 수업 방법과 <교육학 개론> <국어교육의 이해>라는 책을 통해 학생 중심형 수업을 기획하고 실제로 <현대문학감상> 시간에 수업을 시연해 미래 국어 교사로서의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봉사 동아리에서 교육 관련 기사에 관한 논평을 쓰고, 한국 교육 문화의 문제점 등을 주제로 사이버 토론에 참여. 바람직한 교육 가치관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 인문탐구논문대회 수상 이후 본인의 진로와 연계해 ‘세대 간 소통을 위한 성공적인 국어 순화 운동에 관한 탐구’를 주제로 탐구 활동을 한 뒤 보고서 제출 발표.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국어>  ‘장상사’에 나타난 다양한 비유적 표현과 상징적 소재의 의미를 유기적으로 분석해 작품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등 문학 감상 능력과 전달력이 뛰어남. 작가의 처지와 상황을 유추하는 뛰어난 이해력과 독해력, 논리적인 국어 사용 능력을 지니고 있음.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고교학점제 성과 공유 워크숍’에 학생 대표로 참가해 주제 발표하고 1부 사회를 맡아 본인의 진로와 연관지어 선택형 교육과정의 장단점을 발표함. 전공 탐색 프로그램에 참여해 관심 학과에 대한 교육과정과 진로에 대해 알아보고 느낀 점을 소감문으로 제출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언어와 매체> 시간에 ‘고대 국어 시기의 음운, 어휘, 표기법과 특성’에 대해 발표하며 다양한 사례를 조사해 제시함. 수업 내용에 의문을 갖고 질문하며 창의적으로 탐구하는 자세를 유지함.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국어의 음운 현상과 문법에 관한 자료를 검색해 학자들의 다양한 학설을 조사하는 등의 열의를 보임. <고전 읽기> 고전 ‘광장’을 읽고 작품 속 광장과 밀실의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 이를 현 시대에 적용해 우리 사회의 광장의 모습과 가치를 논하는 흥미롭고 완성도높은 글을 써 제출함.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교사와 학생 사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격변하는 시대에 대응해 등장한 온라인 학습 환경과 변화된 수업 방식’을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함. 본인의 꿈인 국어 교사에 대해 소개하고, 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진로 로드맵’으로 구상해 발표함. ‘교육의 역할’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며 자신의 교사상을 구체적으로 구상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과학사> ‘어떤 분야의 변화사를 과학철학자의 입장이 되어 설명하기’ 수행평가에서 국어의 표기가 표음주의에서 표의주의로 변환한 과정을 쿤의 과학혁명에 빗대어 설명함. <교육학> 현대문학 속 동일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서술 양상과 그 이유를 수업 목표로 삼아 수업 지도안을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