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배해리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장애인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자리 잡도록 돕고 싶어요

배해리 |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경기 원종고)

 

학창 시절 내내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를 다녔기에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배해리씨. 고등학교 때는 특수학급 도우미를 하며 직업 교육을 받는 학생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덕분에 장애인의 직업 교육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장애인의 직업 교육 효과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관련 탐구 보고서를 썼고, 자원봉사센터에서 장애인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의 능력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직업 특수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 이의종

 

 


 

초등학교 때부터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던 해리씨는 딸을 안쓰러워하는 아버지가 마음에 걸렸다.


“어렸을 때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머무는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가 되고 싶었고 이후에는 유치원 교사, 특수학교 교사로 진로 희망이 바뀌었는데요. 아버지는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유치원 교사는 돌봄을 많이 필요로 하는 너무 어린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데다가 학부모를 직접 상대할 일이 많아 힘들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말리셨어요.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봉사 활동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말씀하셨죠. 학창 시절 내내 그렇게 설득하셨어요. 특수학교 교사라는 진로는 고3 올라갈 때쯤 늦게 결정했는데요. 아버지도 제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느끼셨는지 어느새 이해해주셨어요.”

 


특수학급 친구들 도우며 장애인 직업 교육 효과 경험

 

해리씨는 초·중·고 내내 특수학급이 개설돼 통합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에 다녔다. 같은 반 친구들 중 특수학급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했다. 그리고 친했다. “00이는 왜 특수학급에 가?”라고 해리씨에게 물어올 정도로 겉으로 봐서는 특수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친구도 있었다. 사회성이 좋아 친구들과 잘 어울렸지만 학습 장애가 있는 친구였다. 또 발달 장애가 있어 단순한 작업 수행조차 어려운 친구들도 있었다. 


“친구들의 장애 정도가 달랐는데요. 특수학급 선생님은 개인의 특성에 맞춘 놀이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도록 도우셨어요. 또한 사회에 나가면 직업인으로 활동해야 하니까 외부 강사를 초청해 바리스타 직업 교육을 실시했는데요. 커피를 내리는 일이 가능한 친구와 가능하지 않은 친구들로 나뉘었어요. 교육을 받은 친구들은 직접 음료를 만들었고 음료 만드는 일이 어려운 친구들은 학교 선생님들께 갖다 드리는 연습을 했죠. 현장에 나가면 서빙이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선생님들은 처음에는 커피를 내리는 것만도 대견해하셨는데 스무디 등 여러 음료를 만들면서 성장하는 친구들을 지켜보며 ‘이런 음료까지 만들 거라고 기대하진 못했다’며 대견해하셨죠.”

 


참여관찰법으로 탐구 보고서 작성


직업 교육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해리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장애학생들의 직업 교육 현황 및 결과’라는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썼다. 철저히 발로 뛰어 작성한 보고서였다.


“<사회·문화> 시간에 자료 수집 방법에는 면접법, 참여관찰법, 문헌연구법이 있다고 배웠는데요. 보고서를 쓰다 보니 제가 특수학급 도우미를 하면서 친구들의 일상 속 행동을 관찰, 기록해 자료를 수집한 참여관찰법을 사용했더라고요. 친구들의 직업 교육을 지켜봤고, 특수학급 친구들의 성장을 도와준 여러 선생님들의 인터뷰도 담았기에 좀 더 생생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인천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장애인 직업 교육의 목표, 과정, 실제 취업 결과 논문 등도 인용했어요.” 


해리씨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교내 탐구 보고서 대회에서 1등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장애인의 직업 교육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직업 교육의 효과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랐어요. 그래야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죠. 간혹 장애인들이 커피를 만드는 카페를 볼 수 있는데, 조금 느리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계속된 봉사 활동


해리씨가 2학년이던 2020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조차 제대로 못했던 시기였다. 당시 상황을 반영해 대학에서도 대입에 봉사 시간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때도 105시간의 봉사를 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장애인 직업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과 놀이 보조를 했다. 


또한 교내 봉사 동아리에서 하는 봉사는 시간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동아리 부장이던 해리씨의 아이디어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비대면 봉사를 이어나갔다.


“동아리에서 1학년 때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 댁으로 찾아가는 봉사를 했어요. 저희들을 예뻐해주셨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못 가니 답답하더라고요. 개인 위생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천연 비누, 손소독제 등을 동아리 부원들과 직접 만들고 손편지를 써서 어르신들께 전달했어요. 대면이 어려워 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전했죠. 첫 봉사 후 한 할머니께서 직접 교무실로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담은 답장을 남겨두고 가셨는데 어찌나 기쁘던지요. 더 신이 나서 물품을 제작하고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장애인 친구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


직접 기획한 봉사 활동이 무사히 진행되자 학생회 일원이기도 했던 해리씨는 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에도 비대면 활동을 제안했다. 취소될 예정이었던 동아리 발표회를 영상 발표회로 전환하도록 이끌었다. 


“동아리 학생 기획단 예능 공연 총괄을 맡아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준비했습니다. 최소한의 인원만 무대에 서고 대부분의 학생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지만, 실시간 투표와 즉석 퀴즈 등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어요. 코로나19로 침체된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다는 성취감이 느껴졌습니다.”


해리씨는 교내 창업 대회에도 참가해 수상했다. 시각 장애인들의 음료 선택을 돕는 아이디어였다. 


“캔 음료에는 점자로 ‘음료’라고만 표기돼 있어요. 어떤 맛의 음료인지, 탄산이 포함돼 있는지 등 시각장애인들이 음료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죠. 안타까운 마음에 음료 정보를 상세히 담은 점자스티커를 만들어 캔에 부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장애인 친구들과 긴 시간 함께하면서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좀 더 보이더라고요. 특수교육 교사가 돼 그들이 삶의 주체이자 훌륭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나를 보여준 교과 세특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통합사회> 인간과 자연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생태중심주의 관점을 피력하며 이미 많은 개발로 훼손된 상태에서 인간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더 이상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근거와 함께 논리적으로 제시함, <체육> 단체 수행평가 시 급우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보임


2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언어와 매체> 아동학대와 소년범을 주제로 한 생각 쓰기 활동에서 법을 강화해 처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 사전 교육과 같은 방안을 강구해야 함을 논리적으로 피력함, <영어> 글쓰기 활동에서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 있는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양하고 적절한 어휘로 작성함, <세계사> 아메리카 원주민이나 흑인 노예들의 삶 등에 아파하고 현재 우리가 반성해야 할 점을 찾는 모습을 보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에 분노하고 비판하는 정의감을 가짐


3학년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확률과 통계> 아동학대와 관련해 ‘아동학대 비율과 대처 방안 및 태도’를 주제로 선정해 탐구 활동을 함, <영어독해와 작문> ‘장애인 문화’를 주제로 한 심화 탐구 활동에서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인식 문제 해결을 위해 언론과 교육자의 역할을 강조함, <생활과 윤리> ‘명품 피아노 누가 가져야 할까’라는 질문에 롤스, 마이클 샌델, 마르크스 등의 정의론을 들어 잘 설명함, 롤스의 주장처럼 사회적 약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실질적 평등 실현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는 견해를 피력함

 


선택 과목


▒ <사회·문화>  교사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학생들과 함께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도 작은 사회라고 생각했다. 어떤 사회·문화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한 과목이다. 다양한 사회 이론을 배우며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게 됐고, <사회·문화>에서 배운 자료수집법 중 면접법, 참여관찰법은 탐구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도움이 됐다.


▒ <정치와 법>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사회복지는 정치의 영역이라 생각해 선택했다. 유치원 교사 진로도 생각했기 때문에 주제 탐구 학습을 할 때 ‘국공립 유치원 확대’에 대한 찬반 의견을 조사했다. 유치원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공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 <심화국어>  평소 책을 좋아하는 편이고 국어 공부를 깊게 하고 싶어 선택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고 ‘소수자는 누구일까’라는 서평을 작성했다. 책을 읽으면서 다문화아동과 특수아동들의 통합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사회복지로 관심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