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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입에서 사라지는 독서? 그럼에도 독서!

2024 대입에서 사라지는 독서?

그럼에도 독서! 

 

교육부의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2024학년 대입부터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비교과 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비교과 활동으로는 수상 경력과 개인 봉사 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독서 활동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독서는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높여주며, 진로 탐색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일선 교사들 역시 정규 수업에서 독서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올해 <내일교육> ‘쌤과 함께! 깊이 읽는 전공 적합書’에 수록된 선배들의 인터뷰를 통해 유형별 독서 활용법을 정리해봤습니다. 학생들의 독서 활동에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도움말 송승훈 교사(경기 의정부광동고등학교)·손지유 교사(경기 안산강서고등학교)

 

 

 Check 1   ‘독서 활동 상황’ 대입 미반영, 왜?

 

독서 활동은 개인의 관심 분야는 물론 희망 전공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드러내는 수단 중 하나다. 

‘2022학년 학생부 기재 요령’에 따르면 개인·교과별 독서 활동 상황은 독서 활동에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단위로 입력한다. ‘독서 활동 상황’란에는 학생이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입력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2024학년 대입부터는 ‘독서 활동 상황’이 대학의 평가 자료로 제공되지 않는다. 

‘부모의 배경 등 외부 요인 차단’을 위한 조치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 뿐만 아니라 책 제목과 저자만 입력하는 기재 방안은 독서의 경향성을 검토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Check 2  고교 독서 활동 무용론? 

 

학생부 ‘독서 활동 상황’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독서 자체의 미반영’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단순 독후 활동 외 교육 활동을 전개했다면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세특)’ ‘창의적 체험 활동(창체 활동)’에 입력할 수 있다. 즉,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심화·연계해 학습한 독서 내용은 세특과 창체 활동에 기재가 가능하다. 일선 교사들은 교과 학습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라고 말한다. 

 

경기 안산강서고 손지유 교사는 “각 과목에서 관련 서적과 연계한 활동을 하거나 학교에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면서 “최근 우리 학교에서 진행한 ‘학생 미니특강’도 학생이 사용할 강의 자료에 참고 도서를 한 권 이상 포함하도록 했는데, 이런 활동도 고민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ck 3   ‘그럼에도 독서!’ 말하는 진짜 이유

 

대입 준비를 위한 독서만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본지 ‘전공 적합書’ 인터뷰 기사를 보면 대학생이 된 후 더 많은 독서를 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 의정부광동고 송승훈 교사도 “독서는 공부 시간을 뺏는 게 아닌, 학습 역량을 높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간혹 언어와 사회 과목 성적이 안 나와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쉬운 내용부터 시작해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미 대학에 입학한 선배들도 여러 이유로 독서를 활용해왔다. 대표적 유형으로는 전공 심화 학습과 진로 탐색 학습, 탐구 활동 학습이 있다. 자연 계열 학생이 전공 관련 책을 찾아보다가 인문 서적까지 탐독하는 과정도 눈에 띈다. 전공과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이 책 한 권으로 고민을 해결하기도 한다. 독서가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2학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독서 활동 상황은 독서기록장, 독서 포트폴리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증빙 자료를 근거로 입력함. • 2024학년 대입(졸업생 포함)부터 상급학교 진학 시 ‘독서 활동 상황’은 제공하지 않음. 단순 독후 활동(감상문 작성 등) 외 교육 활동을 전개했다면, 그 내용을 다른 영역(교과 세특, 창의적 체험 활동 등)에 입력할 수 있음.


 

 

[영상학과] 영상 파고드니 ‘스토리’가 보여요

권혁진 공주대 영상학과


“영상을 볼 때 좋아하는 장르나 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관련 자료도 찾아보면 좋겠어요. 대학에 들어와 과제를 받을 때, 주제와 전개 방식을 찾기까지 덜 헤맬 거예요. 소설도 권해요. 서사 구조나 인물 간의 관계, 대화 등의 요소는 영상 작법에 많이 차용되거든요. 시나리오도 마찬가지고요.”

 

 선배의 ONE PICK!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대학생이 되고 첫 시나리오 과제를 받은 제게 친구가 추천해준 책입니다. 읽고 나서 장르 불문 ‘스토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영상에도 나름의 공식이 있다는 걸 배웠고요. 그 후 영상을 보니 지나쳤던 스토리가 보이더라고요. 보는 것으로 그쳤던 영상을 ‘뜯어 보게’ 해준 책이라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합니다.”

[생명공학부] 생명공학 보는 눈 넓혀준 독서

조윤진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친구들과 ‘5인의 책 친구’라는 자율 활동을 했는데 제가 선정한 책은 <시민의 물리학>이었어요. 물리를 좋아하는 제가 친구들을 도왔고요. 저 역시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를 읽으며 국제 공통의 동물 실험 윤리 지침을 수립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특히 제도의 문제는 경제와 교역, 사회·문화적인 관점도 필요하더라고요.”

 

 선배의 ONE PICK!  
사소한 것들의 과학

“유리 스틸 등 일상에서 쓰이는 재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세밀한 공정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새로운 기술이나 유망 기술을 다뤄 좋았어요. 지금의 생명공학은 바이오신소재, ICT 헬스케어 등으로 폭넓게 나아가는 만큼 보다 넓은 시야를 얻는 데 도움이 돼요.”

[정치외교학과] ‘지리보이’ 별명 만들어준 탐독

정현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목표 학과가 생긴 후에는 <외교외전> <자원전쟁> 등 국제정치 관련 책을 주로 보되, 탐구 활동과 관련한 인문학, 철학 서적도 읽었어요. 특히 ‘지리보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리나 지정학 관련 책을 탐독했죠. 지리·역사·문화·기술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정치·외교적 문제를 엮어보면서 독서하길 바라요.” 

 

 선배의 ONE PICK!  
지리의 힘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지,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어째서 빈곤한지, 한반도에 강대국들이 많이 드나든 이유 등 국제정치적 현상을 지리적 이유로 파헤칩니다. 정치외교학과를 희망한다면 지리적 관점을 통해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에너지공학과] 에너지 분야 책이면 다 찾아봤죠

김도희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에너지 분야 책부터 찾아 읽었어요. 일반 과학책도 많이 봤고요. <과학 혁명의 구조>를 읽고 윤리나 의식의 변화가 과학의 진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특히 <부분과 전체>를 읽고 양자역학에 끌려 <모든 순간의 물리학> <김상욱의 양자 공부>를 읽게 됐는데, 양자역학을 어렴풋하게나마 아니까 이해도 쉬웠어요.”

 

 선배의 ONE PICK!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에너지 하면 신재생만 떠올리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요. 책에서는 석유가 근현대 사회의 원동력이자 지금도 중요한 자원임을 짚어줘요. 탐구 주제를 정할 때 유용해요. 석유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와 갈등도 알려줍니다. 자연 계열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경찰대] 형사만 알았던 경찰, 다양한 길 알게 돼

김다연 경찰대


“입시 준비를 병행하다 보니 책이 진로 탐색의 수단이 됐어요. 여러 진로·직업을 다룬 책을 읽어나가다 경찰의 새로운 면을 알았고요. 형사뿐 아니라 외교관처럼 파견돼 재외 국민을 보호하는 외사 경찰, 공항과 같은 보안 시설이나 시위 발생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비 경찰 등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선배의 ONE PICK!  
범죄의 해부학

“미국에서 발생한 수백 건의 강력 사건이 담겨 있는 범죄 백과사전 같은 책이죠. 사건과 수사 과정, 판결까지 볼 수 있어요. 특히 이 책은 ‘범죄자에게 스토리를 주면 안 된다’로 모든 사건을 결론 내요. 최근 미디어에서 범죄자를 매력적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는데, 경찰을 꿈꾼다면 경각심을 갖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바이오공학부] 막연한 관심에서 의공학자 꿈꾸다

이서연 고려대 바이오공학부

 

“교내 ‘과학과 공학’ 특강을 듣고, 희귀 난치성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하려면 생명공학을 전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막연한 관심으로 다양한 책을 읽다가 의공학에 눈을 떴습니다. 의공학이 윤리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 올바른 기술을 개발하는 의공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선배의 ONE PICK!  
희망이 삶이 될 때

“고3이라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전복된 나날을 보내던 저는 희귀 질환 치료법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내는 지은이를 보며, 희망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도 지은이와 같이 희귀·난치병의 조기 진단 기술 개발을 넘어 희귀·난치병 의료 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을 소망하게 됐어요.”

[약학과] 약학과 진학 고민 끝내 준 독서

박혜민 강원대 약학과


“진로 결정에 독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약학과에 관심은 있었지만,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약과 관련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질병에 대한 책을 찾아보다가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라는 책을 읽게 됐어요. 세계사에도 기록된 굵직한 질병들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쉽게 알 수 있었고, 어떤 과정으로 치료했는지 깊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선배의 ONE PICK!  
손에 잡히는 바이오 토크

“바이오 분야의기술과 사례, 원리, 나아갈 방향이 담겼어요. 특히 미역이 ‘AHL 저해제’ 물질을 만들어 미생물들이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사실에 착안해 차세대 항생제를 개발 중이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죠. 친숙한 생물을 활용해 질병 치료에 기여하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신문방송학과] 책과 멀었지만, 전공 탐색은 적극

천강현 서강대 신문방송학전공


“사실 고등학생 때는 책이랑 멀었어요. 대신 관심 분야는 깊게 파고들었죠. 주로 자기계발서나 광고, 영화 관련 책을 읽었습니다. 인상적인 내용을 보면 제 생각을 따로 적어뒀는데, 그 내용이 학생부에 반영됐습니다. 한 권이라도 밀도 있게 읽을 것을 조언하고 싶어요. ”

 

 선배의 ONE PICK!  
PD가  말하는 PD

“PD로서의 고충과 역량, 보람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입니다. 전공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와 잘 맞을까?’를 고민할 수 있었어요. ‘짬뽕학과’인 미디어학과에서 나만이 가고자 하는 바를 책을 통해 찾아보세요.”

 

[조선해양공학과] 보고서 정리한 책 기억 오래 남아

강건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읽고 싶어서 읽은 책은 사실 드물어요. 탐구 활동을 할 때 읽었죠. 예를 들어 선박 연료로 왜 중유가 쓰이는지 궁금해 <친환경 선박 잡학지식>을 읽고 보고서를 작성해 책의 내용과 함께 정리했어요. 보고서로 정리하면 오래 기억에 남아요. 전공 수업을 들을 때도 아는 용어가 많이 나와 도움이 됐죠.”

 

선 배의 ONE PICK! 
한국 조선 산업의 성공요인

“재미있진 않지만, 전문 지식과 진로의 방향성을 명확히 알려주는 책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책에서는 한국의 조선 산업 성공 요인을 과거 정부의 지원, 재벌 중심의 산업 운영, 재벌 기업 간 경쟁, 한국 자체 기술 개발 그리고 대학의 연구로 설명하고 있어요. 책을 읽고 한국 조선 산업의 배경을 알 수 있었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가늠해보는 데 도움이 됐어요.”

[특수교육과] 읽고 싶은 책 리스트 꼭 해놔야

배해리 가톨릭대 특수교육과


“평소 읽고 싶은 책이나 읽어야 할 책을 적어두고 주제 발표가 있을 때 활용할 책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교과 활동과 연계해서 독서를 하면 세특 기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희망 전공 이외의 분야도 독서로 접하려고 노력했고요.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연계해서 찾아보면 도움이 될 책이 많아요.”

 

 선배의 ONE PICK! 
세븐 블라인드

“성매매 도박중독 몰카 따돌림 사생팬 자살 폭력 등 7가지 청소년 문제를 소설처럼 다룬 책이에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문제의 가려진 원인은 보려 하지 않고 격리시키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해요. <정치와 법> 수업에서 소년법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

[약학과] 다양한 시각 알 수 있는 독서 토론

배현지 조선대 약학과


“1학년 때 수행평가 중 하나가 각 과목의 관련 책을 읽고 조사해 토론·발표를 하는 거였어요. 주로 친구들과 모둠을 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책을 찾아 읽었습니다. 의학 윤리와 관련된 책도 읽었는데 전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나와서 토론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선배의 ONE PICK! 
크리스퍼 베이비

“유전자 가위 기술은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유전자 조작에 사용돼요. 주로 유전 질환의 예방·치료에 쓰이지만, 수반되는 문제도 상당합니다. 책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 유전자가 편집된 아이를 탄생시킨 중국의 과학자 허 젠쿠이의 발표 내용을 서두에 수록하고, 그에 따른 문제를 정리했어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좋겠습니다.”

[사학과] 공부 이유 찾아 준 책들

손윤나 고려대 사학과


“독서를 통해 탐구 활동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어요. <사회문제탐구> 수업에서 조별 탐구 주제로 ‘사교육 문제’를 다루면서 <평균의 종말>을 읽었어요. 평균이 학생들에게 주는 압박이 얼마나 큰지 돌아보게 됐죠. 관심 분야의 깊이를 더하는 데 독서가 큰 도움이 된 셈입니다.”

 

 선배의 ONE PICK! 
파도

“심리 실험을 다룬 책인데, 전체주의와 나치 독일을 돌아보게 해요. 전체주의가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 인간 내면에 숨겨진 잔혹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요. 미국에서 출간된 책인데, 독일 청소년들의 필독서라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왜 역사를 공부하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기계공학과] 깊이 얕은 교과서, 독서로 해결

양예인 서울과학기술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고등학교 공부는 다양한 기초 지식을 배우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폭은 넓지만 깊이가 얕죠. 그런 문제를 독서를 통해 해소하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신도 주사위 놀이를 한다>는 책을 통해 확률이 통계학으로 발전하면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죠.”

 

 선배의 ONE PICK! 
생물과 무생물 사이

“<생명과학Ⅰ>에서 생물에 대한 개념 정리를 보고 의문이 들었어요. 물질 대사를 하면 생물로 구분된다고 정의하는데, 스스로 물질대사를 하는 로봇은 생물이 되는 건지 고민됐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생물을 무생물과 구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들이 쓸모 있음을 깨닫게 했고요.”

[사회복지학과] 교과 개념, 독서로 깊이 더했죠

황효진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1학년 땐 학기당 과목마다 두 권으로 분량을 정해두고 수업 시간에 배운 개념과 관련된 책을 봤어요. 특히 사회탐구와 관련된 책들은 수행평가나 탐구 활동에 활용했고요. 관심 분야가 좁혀졌다면, 교과와 연계한 독서를 하길 추천해요. 수업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깊이도 더할 수 있거든요.”

 

 선배의 ONE PICK! 
장애인 복지 천국을 가다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5인의 장애인 복지 선진국 탐방기입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장애인 정책을 엿볼 수 있어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모두 같이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요.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특히 추천해요.”

[심리학과] 고교 생명과학과 심리학의 만남 

이주민 서울대 심리학과


“심리학 수업이 없어 관련 책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 고교 독서 활동은 학교 공부나 진로 탐색, 입시까지 도움이 됐어요.<생명과학Ⅱ>의 유전 관련 내용을 <이상심리학>과 연계해 정신 질환에 영향을 미친 유전자의 성질과 구조를 조사했고요. 그 과정이 세특에 반영됐고, 자기소개서의 소재도 됐어요.”

 

 선배의 ONE PICK!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현대 심리학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심리학은 고전 철학에서 현대에 들어와 과학 분야로 넘어왔어요. 그 과정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기본서와 같아요. 20세기 심리학자와 정신 의학자들이 진행한 인상적인 심리 실험 10가지도 정리했죠. 실제 심리학도들의 ‘원 픽’ 도서이기도 합니다. ”

[화학공학과] 소화할 수 있는 책부터 시작해야

강민호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고1~2 때는 배우는 내용을 좀 더 깊게 다루는 책을, 고3 때는 <일반 물리> <일반 화학> 등 희망 전공 분야의 전문성을 높여줄 책을 찾아봤습니다. 무작정 어려운 책을 선택하진 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수업 내용을 좀 더 파고들거나, 희망 전공과 연결해보는 ‘맥락’이 없다면 무의미합니다. 교과를 기본으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부터 시작해 깊이를 더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선배의 ONE PICK! 
최신 에너지공학 개론

“화학공학과에 관심이 있다면 권해요. 대학에 와보니 화학보다는 ‘공정’에 대해 배워요. 이 책은 공정을 개괄적으로 설명해줘요. 무엇을 배우는지, 졸업 후 어떤 일을 하는지 미리 접할 수 있죠. 이는 공부에 대한 흥미로 이어질 수 있죠. 왜 물리를 열심히 배워야 하는지도 알게 되고요.”

 

 

[경영학과]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충분해요

김태훈 서강대 경영학부


“선배들의 합격 사례를 보니, 책을 정말 많이 읽었더라고요. 무작정 따라 했어요. 교과 과목과 관련된 책들을 모아 목차를 훑어보고 필요한 부분만 읽는 발췌독을 했어요.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봐요. 그렇게 내용을 쌓아가면 탐구 활동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든든한 무기가 될 겁니다.” 

 

 선배의 ONE PICK!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경영 수업

“탐구 활동에 관심이 많은 후배들에게 추천합니다.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성적 외에 여러 활동에도 신경 쓰게 돼요. 특히 시간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을 거예요. 이 책은 경영학의 핵심을 쉽게 정리하고 있어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탐구 활동의 좋은 동반자가 될 책이라 추천합니다.”

[반도체공학과] 공학자 나아갈 길 제시해 준 책 

임동현 서울과학기술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공학자는 기술의 쓰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노동의 종말>을 읽고 생각이 많았어요. 고민 끝에 ‘기계가 단순 노동을 대체하며 여유 시간을 갖게 된 사람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의욕을 갖게 됐어요.”

 

 선배의 ONE PICK!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책입니다. 현대의 식량 생산량으로는 전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고도 남는데 굶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고 해요. 책은 그 이유로 인간의 이기심을 꼽죠. 곡물회사의 주가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생산물을 폐기하는 식이죠. 공학자를 꿈꾼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인공지능학과] ‘나눠 읽기’로 한 권 파헤치기 

서진배 숭실대 AI융합학부


“고등학교 1학년 때 독서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2학년 올라갈 무렵 학교에서 운영하는 ‘도란도란’이라는 활동을 알게 됐어요. 팀별로 한 권의 책을 정해 각자 읽을 분량을 나누고 내용을 공유하는 거죠. 나눠 읽기를 한 것인데, 한 권을 다 읽지 않아도 토론을 하고 나면 전체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의 ONE PICK! 
블루 스크린

“과거에는 성공을 거뒀으나 현재는 자취를 감춘 기업이나 제품들을 정리한 책인데, 누구나 알 만한 기업도 포함돼 있어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실패하는 모습을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이 책은 조별 활동에서 아이디어를 선별하거나 걸러내는 기준을 갖게 해줬습니다.  경영에도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길 권합니다.”

[안전공학과] 어떤 안전관리자가 될 것인가 

남인영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안전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 가족이 일하다 다치지 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큰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키겠다’와 같은 원대한 생각보다는 ‘나와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안전공학과에 진학하면 좋겠습니다.”

 

 선배의 ONE PICK! 
어느 소방관의 기도

“소방관의 사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소방 현장에서 경험했던 절망과 슬픔, 희망까지 모든 순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고요. 이 책을 읽고 너무나 쉽게 소방대원들의 노고를 잊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어떤 안전관리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해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