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PICK으로 본 과탐 선택 기준과 공부법
탐구 선택 가이드 | 과학탐구 편
과학탐구는 수업에서는 <물리학Ⅰ·Ⅱ>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졌고, 수능에서는 여전히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의 선택 비율이 높다.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고려해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지만, 수능에서는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 사회탐구 과목에 비해 대학 전공과 연계성이 높아 수시에서 영향력이 크고, 정시에서도 반영 비율과 변별력이 높다 보니 자연 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과탐 선택 대한 고민이 크다. 앞서 같은 고민을 했던 선배들의 사례를 통해 수업과 수능에서의 과탐 선택 과목, 선택 기준, 공부법 등을 살펴봤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과학탐구 과목별 특징과 핵심 개념
과탐은 과목별로 다루는 내용이나 특성이 다르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한 뒤 본인에게 맞는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보통 고1 때 <통합과학>에서 2학년 때 배울 과학 과목들을 고루 다루므로 미리 점검할 수 있다.
물리학Ⅰ
핵심 개념_ 역학적 에너지, 열역학, 전자기, 파동의 성질, 빛과 물질의 이중성 등
특징_ 공학 계열에 진학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다.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하지만 개념이 정확하게 잡히면 학습량이나 난도에 대한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수능에선 여전히 선택 인원이 적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암기보다는 원리를 찾고 응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에게 잘 맞는다. 다만, 2024학년 수능에서 전반적인 난도가 상승하면서 시간 관리가 중요해졌다.
화학Ⅰ
핵심 개념_ 물, 화학반응식, 전자배치, 화학결합, 중화반응, 에너지 출입 등
특징_ 신소재, 에너지, 환경, 신약 등 다양한 응용 분야를 배워 의·치·한·약학 계열이나 공학 계열을 두루 연계할 수 있다. 고교에서 이수하면 학과 선택 폭이 넓어진다. 수능에선 계산으로 인한 시간 압박이 큰 편이다. 주기율표나 화학식에 대한 부담도 있다.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푸는 연습이 중요하다. 최근 수능 선택자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생명과학Ⅰ
핵심 개념_ 근수축, ATP, 배설, 호흡, 자극과 반응, 방어 작용, 생식, 유전 등
특징_ 의·치·한·약학 계열, 보건 계열뿐 아니라 공학 계열과도 연계가 다양해 교육과정이나 수능에서 선호도가 높다. 인문 전공과도 연계성이 있어 인문 성향 학생들도 교육과정에서 선택한다. 기존에는 유전이나 신경전달 과정을 묻는 킬러 문항의 난도가 높고, 풀이 시간이 상당해 최고난도 문제는 찍기 실력이 좌우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2024 수능에선 평이하게 출제됐다. 다만, 조건이 복잡해져 문제를 해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지구과학Ⅰ
핵심 개념_ 판구조론, 해수의 성질과 순환, 대기의 운동과 순환, 별, 우주 등
특징_ 천체, 해양, 대기, 지질, 암석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을 공부하는 과목. 가볍게 접근할 수 있고 학습에 대한 부담도 높지 않아 선택자가 가장 많다. 수능에선 다른 과목에 비해 난도에 따른 시간 압박도 거의 없다. 선택 인원이 많아지면서 단순 암기로 풀 수 없는 세부적인 지문이 많아졌고, 정확한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자료 해석이나 실험 등의 문제가 출제되는 분위기다.
물리학Ⅱ
핵심 개념_ 힘, 역학적 에너지, 전자기, 에너지전환, 파동의 성질, 빛과 물질의 이중성 등
특징_ 개정되면서 내용이 많이 축소됐다. <물리학Ⅰ>과 연계성이 높아 <물리학Ⅰ> 개념을 잘 다져놓으면 공부하기 수월하다. 암기량이 적다. 식을 세우거나 계산하는 문제가 많아 수학적 역량이 요구된다.
화학Ⅱ
핵심 개념_ 묽은 용액 총괄성, 반응 엔탈피, 화학평형, 반응속도, 전기화학 등
특징_ <화학Ⅰ>의 기초 개념을 토대로 심화된 내용을 배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학습량이 축소됐고, 다른 과목 대비 Ⅰ과목과의 연계성이 높다. 분석·추론 능력, 계산 실력이 요구된다. 수능에선 시간 압박이 큰 편이다.
생명과학Ⅱ
핵심 개념_ 세포 특성, 세포 호흡과 광합성, 유전자 발현, 생명공학 등
특징_ <생명과학Ⅰ>과 달리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주로 배운다. 화학식이나 분자 이름, 호르몬, 효소 이름 등 낯선 용어와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다. Ⅱ과목 중 선택자가 가장 많다. 수능에선 내용은 어렵지만, 문제는 평이해 공부한 만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지구과학Ⅱ
핵심 개념_ 한반도 지질, 해수의 운동과 순환, 대기의 운동과 대기 대순환, 우주 등
특징_ 지구, 기후변화, 천체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개념이 복잡하거나 암기할 내용이 많지는 않다. 개정 이전엔 <지구과학Ⅰ>에 있었던 천체 단원이 포함된다. 물리학 공식이나 수식을 활용해 현상을 설명하므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MINI INTERVIEW
<화학Ⅰ>+<생명과학Ⅰ>
“고교에서 배운 과목 중 자신 있는 과목 골랐죠!”
김민서
고려대 의과대학 2학년(수시 합격, 인천하늘고 졸업)
Q. 교육과정·수능에서 선택한 과학 과목은?
학교에서는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을, 수능에서는 <화학Ⅰ> <생명과학Ⅰ>을 선택했다. 수시 전형에 중점을 두면서 수능을 준비했기에 학교 수업에서 선택했던 과목 중 자신 있는 과목으로 골랐다.
<생명과학Ⅰ>은 유전과 비유전으로 크게 나뉘는데 유전 파트는 정해진 유형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제를 풀고, 비교적 쉬운 문항인 비유전 파트는 개념을 꼼꼼하게 암기하고 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공부한다면 충분히 고득점이 가능하다. 선택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상위 등급을 받기 유리하다는 것도 선택 이유였다.
<화학 I>도 평소 거부감이 없는 과목이었다. 수능에서는 ‘양적 관계와 중화 적정’ 문제에서 어려운 유형이 출제되는 추세라 <생명과학Ⅰ>처럼 특정 등급을 목표로 공부하기가 수월했다. 개념의 양이 비교적 적고, 대부분 단순한 개념을 바탕으로 퍼즐 형태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목이다. 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목이 다양해 문제를 풀며 헤매더라도 개념 응용력을 키운다면 안정적인 성적을 받을 수 있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내신은 중간·기말로 나뉘어 세세한 부분을 서술형으로 묻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수능은 지엽적인 것보다 큰 흐름을 따라서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내신 문제는 학교 선생님이 출제하므로,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얘기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서술형으로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기에 수업에 활용되는 개념서를 완벽히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 반면, 수능은 유형 중심의 공부가 중요하다. 개념을 알고 있어도, 유형을 분석하지 않으면 정해진 시간 동안 풀어내기 어렵다. 다양한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유형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경우 특히 어렵게 느꼈던 문제는 반복해 풀었다. 문제를 보고 관련 개념이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개념을 머릿속에 완벽하게 유형화, 체계화하려고 노력했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선택자 수, 표준점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선택 과목을 고르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 다만, 수험생으로서 본인에게 거부감이 없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능은 오랜 기간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시험이다. 아무리 선택자 수가 많고, 표준점수가 높더라도 그 과목에 거부감이 있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든 공부는 언제든 한계가 찾아오고, 그걸 극복해야 비로소 원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과목 자체를 싫어한다면, 공부가 하기 싫어지고 한계를 깰 힘도 사라진다. 따라서 자신이 성향에 맞는 과목을 충분히 고민하면 좋겠다.
<물리학Ⅰ>+<화학Ⅰ>
“응시인원보다 성향 중요, 좋아하는 과목 선택했어요”
최유진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학부 2학년(수시 합격, 경북 포항제철고 졸업)
Q. 교육과정·수능에서 선택한 과학 과목과 그 이유는?
고교 때 선택한 과목은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였다. 모교인 포항제철고는 과학 Ⅰ 4과목을 모두 선택해야 했다. Ⅱ과목은 물리학과 화학을 선택했다. 컴퓨터 관련 진로를 생각해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디지털논리회로> 등의 과목을 선택했지만, 어쨌든 공대 진학이 목표이므로 물리학과 화학을 수강하자는 생각이었다.
수능은 고3 때 <물리학Ⅱ> <화학Ⅱ>를 공부해 익숙한 것도 있었고, 성적이 더 잘 나왔던 <물리학Ⅰ> <화학Ⅰ>을 선택했다. 지구과학과 생명과학의 암기적인 성향이 나와 안 맞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의 문제 스타일이 학문 자체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학교 시험 문제도 수능 스타일이라 준비하는 데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몇몇 과목은 부교재에 수록된 문제가 시험에 출제돼 수능 공부를 하다가 시험 기간에 부교재 문제를 다시 풀어보며 다지는 형태로 공부했다. 학교 시험은 학교 선생님이 출제하니, 수업 시간에 강조했던 부분을 더 꼼꼼히 공부했다.
Q. 수능에서 선택한 <물리학Ⅰ> <화학Ⅰ> 둘 다 모두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이다. 고민이 없었나?
<물리학Ⅰ> <화학Ⅰ> 각각의 고민보다는 두 과목의 조합을 선택한 사람이 드물다는 게 고민이 됐다. 소외감도 꽤 있었고 정말 잘못된 선택을 한 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뛰어넘을 정도로 지구과학과 생명과학에 흥미가 없었다. 어떤 과목이 더 유리한가를 따지기보다 내가 오랜 시간 안 질리고 열심히,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택자가 많은 과목보다 소신 있게 내가 더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을 찾기로 했다. 두 과목 모두 평범하게 인강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기출문제를 풀었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땐 실전 모의고사를 열심히 풀었다. ‘준킬러 문항’이 늘어나는 추세라 고난도 문항을 실수 없이 빠르게 풀려고 노력했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물리학Ⅰ> <화학Ⅰ>을 선택할 때 두 과목 모두 선택 인원이 적어 고민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과목이 유리한지 따지기보다 내신 때 공부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두 과목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탐구는 열심히 한 사람이 좋은 등급을 받는 과목이다. 따라서 지금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공부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
“선택자 많아 1등급 받기 상대적으로 수월할 거라 확신”
오현석
성균관대 약학과 2학년(정시 합격, 경기 유신고졸업)
Q. 교육과정·수능에서 선택한 과학 과목은?
고교 때는 <물리학Ⅰ>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를, 수능에서는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선택했다. 자연과학·공학 계열 진학을 위해선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을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구과학 선택 시 셋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수시에선 회피성 선택으로 비칠 수 있단 생각에 <지구과학Ⅰ>은 선택하지 않았다.
수능에서는 고득점을 위해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선택했다. 과목 특성보다는 선택한 수험생의 특성 때문이었다. <물리학Ⅰ>과 <화학Ⅰ> 성적도 나쁘지 않아 고민이 됐다. 다만 이 두 과목은 선택 인원이 적고 응시 인원에 비해 실력자가 많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 반면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은 응시자 수 자체가 많아 1등급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여러 지표를 종합해서 볼 때 <물리학Ⅰ> <화학Ⅰ> 선택자에 비해 성적대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는 것도 선택에 영향을 줬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모교는 내신 시험 문제를 수능 기출 문제에 기반해 출제했다. 특히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의 어려운 단원이 시험 범위에 포함될 때는 기출문제에서 숫자만 달라진 문항이 출제되기도 했다. 따라서 기출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개념 공부를 철저히 하는 한편 학교 선생님이 강조한 사소한 예시나 단편적인 지식을 빈틈없이 공부해야 했다.
반면 수능 공부는 교과서 개념을 빠르게 정리한 후, 어렵게 출제되는 특정 유형(흔히 말하는 킬러 문제)의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배운 개념만으론 문제를 풀기 어렵기에 유형에 따른 문제 풀이법을 체화해야 한다. 모의고사를 반복적으로 풀며 시간 관리에 익숙해지고 개념을 주기적으로 복습해야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물리학Ⅰ>의 역학, <화학Ⅰ>의 양적 관계, <생명과학Ⅰ>의 유전 단원처럼 세 과목의 난도 높은 문제 출제 영역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지구과학Ⅰ>은 어렵게 출제되는 특정 ‘단원’이 없다. 모든 단원을 빈틈없이 공부하고 심도 있는 문제 풀이를 병행해야 낯선 자료와 문제에도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입시는 빠르게 변화한다. 지난해 짧은 시간 사이에 과학탐구Ⅱ가 부상했고, 수능 출제 경향도 바뀌었다. 자신의 학업 역량과 성향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또 과학탐구는 상대평가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물리학과 화학이 선택자 수에서 불리한 점이 있더라도 본인이 1등을 하면, 만점을 받으면 문제가 없다. 수능 난도를 예측하기보다 본인이 잘하고,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잘하는 과목이 없다면 응시자 수가 많은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목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구과학Ⅰ>은 응시자가 많지만 암기에 약하면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으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화학Ⅱ>+<생명과학Ⅱ>
“의대 목표로 화학·생명과학 선택, 서울대 가산점 고려해 수능은Ⅱ과목 응시”
이동건
서울대 의예과 1학년(정시 합격, 대구 경신고 졸업)
Q. 교육과정과 수능에서 선택했던 과학 과목의 특징은?
서울대 의예과를 목표로 했기에 Ⅱ과목의 가산점을 고려했다. Ⅱ과목 1개 선택 시 3점, 2개 선택 시 5점이기에 서울대 의예과 정시 입시에선 가산점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6월 모의평가 이후 표준점수의 유불리가 선택 과목을 Ⅱ로 바꾸는 데 영향을 줬다.Ⅰ과목을 화학과 생명과학만 공부했었기에 Ⅱ과목도 화학과 생명과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내신 공부는 내용을 묻고, 수능 공부는 능력을 묻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정 범위의 내용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는지가 내신에서 중요하다면, 수능에서는 어떤 과목이든 해당 과목의 본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신에서도 수능적인 사고를 묻기 때문에 두 영역이 연관이 없는 건 아니다. 따라서 개념 공부를 충실하게 하고 다양한 문제 풀이로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Q. 과탐 선택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는 비결은?
<화학Ⅱ>는 문제에 제시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빠른 계산 능력이 중요하다. 공부 분량은 과탐 Ⅱ과목 중에서 제일 적지만 숙달하려면 많은 문제 풀이가 필요하다. 기체, 평형상수 계산, 반감기에선 고난도 문항이 출제되고, 이 3문항을 풀려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생명과학Ⅱ>는 복제 추론, 하디 바인베르크, 코돈, 제한효소 등의 문항에서 고난도 추론을 요구해 한 문제당 대략 5~6분이 소요된다. 난도가 높지 않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고난도 문제에 대한 본인만의 해결 방안이 있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주위의 조언도 좋지만, 결과는 본인이 부담하기에 선택 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결정했다면 한두 번의 모의고사 결과에 흔들리기보다 쭉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리학Ⅰ>+<생명과학Ⅰ>
“성적 좋았던 과목과 거부감이 가장 적었던 과목으로 선택했죠”
신원규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1학년(수시 합격, 경기 용인홍천고 졸업)
Q. 교육과정과 수능에서 선택했던 과학 과목의 특징은?
고교에서는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을 수강했다. 수시전형으로 공학 계열 진학을 희망했기에 물리학과 화학을 Ⅱ과목까지 중점적으로 이수했고, 나머지 한 과목은 수강자 수가 가장 많은 <생명과학Ⅰ>을 택했다. 수능 과탐은 고교에서 배운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생명과학Ⅰ>과 과목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던 <물리학Ⅰ>을 선택했다. <물리학Ⅰ>은 크게 역학과 비역학으로, <생명과학Ⅰ>은 유전과 비유전으로 나뉜다는 점에서 공부 방식이 유사하다. 역학과 유전에서는 응용 위주의 학습이, 비역학과 비유전에서는 암기와 해석 위주의 학습이 요구된다. 따라서 어려운 유형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개념 공백을 수시로 보완한다면 고득점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수업에서 수능 연계 교재나 수능·모의평가 기출문항을 다루고 학교 시험은 이를 변형해 출제하는 방식이라 내신 공부와 수능 대비 간 연관성이 높았다. 따라서 기출문제집으로 수능 실력을 기르고, 교과서와 부교재, 프린트물과 같은 학교 선생님의 수업 자료를 여러 차례 회독하며 내신을 준비했다. 다만 내신 시험은 지정된 국소적인 시험 범위 내에서만 출제되는 반면, 수능 시험은 해당 교과의 전 범위에서 출제된다. 따라서 내신이나 수능 개념 강좌에서 학습한 개념을 적재적소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형별 학습이 중요하다. 어떤 유형이 나오는지, 각 유형을 어떻게 풀이해야 하는지를 체화하고, 이후에 실전 모의고사로 취약점을 파악하며 자신의 풀이를 수정·보완해야 한다.
Q. <물리학Ⅰ>은 역학, <생명과학Ⅰ>은 신경계와 유전의 난도가 높다. 어떻게 공부했나?
난도가 높은 만큼 <물리학Ⅰ>에서는 역학, <생명과학Ⅰ>에서는 유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특히 <물리학Ⅰ>의 점수가 오르지 않아 힘들었다. 그때 사용했던 방법이 ‘루틴 만들기’였다. 역학이나 신경·유전에서 특정한 상황이나 표현이 제시될 때 사용할 수 있는 개념과 정형화된 풀이법을 노트에 정리하며 체계화해나갔다. 역학 및 유전 풀이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암기형 문항 풀이 시간은 최소화했다. ‘15분+15분’으로 시험 시간을 나누어 전반에는 단번에 풀 수 있는 쉬운 문항들 위주로 골라 풀고, 후반에는 추론과 응용이 필요한 중·고난도 문항들에 집중했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과탐 선택은 본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선택자 수나 표준점수상의 유불리가 있겠지만, 그것이 본인의 과탐 성향을 뒤집을 만큼의 영향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 과탐도 결국 상대평가이기에 남들보다 잘할 자신이 있는 과목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문제 추론과 응용 능력이 강하다면 물리학이나 화학을, 암기와 자료 해석이 뛰어나다면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을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능은 긴 여정이다. 자신과 잘 맞는 과목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꾸준히 공부해나갈 힘을 갖춘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물리학Ⅰ>+<지구과학Ⅰ>
“가장 잘할 수 있는 과목+시간 압박이 적은 과목으로 선택”
정원석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1학년(수시 합격, 서울 양정고 졸업)
Q. 교육과정과 수능에서 선택했던 과학 과목의 특징은?
학교에서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수능 과목으로는 <물리학Ⅰ> <지구과학Ⅰ>을 선택했다. 2학년 때까지는 <물리학Ⅰ> <화학Ⅰ>을 수능 과목으로 선택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두 과목 모두 계산이 필요한 과목이라 시간 압박이 있었고, 선택 인원이 적어 표준점수도 불안하다고 판단해 <화학Ⅰ> 대신 <지구과학Ⅰ>을 최종 선택했다. <지구과학Ⅰ>은 선택자 수가 많고 표준점수가 안정적인 데다 시간 압박이 없다. 모의고사에서 탐구를 볼 때쯤이면 체력적으로 힘든데,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지구과학Ⅰ>의 특성상 암기 문제가 대다수라 평상시 암기가 잘되어 있다면 큰 어려움이 없고, <물리학Ⅰ>과 연관성도 있어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지구과학Ⅰ>은 표·그래프 같은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가 많아 <물리학Ⅰ>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주’ 단원은 빛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어려울 수 있지만, <물리학Ⅰ>에서 특수상대성이론을 공부했기에 수월했다. <물리학Ⅱ>에서 일반상대성이론과 도플러 효과까지 공부했기에 ‘우주’ 단원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던 것 같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내신 공부는 고교의 출제 유형을 파악하고, 교과서와 수업 내용을 꼼꼼하게 암기,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수능은 주로 복잡한 계산 및 풀이 과정이 필요한 응용 문제와 시간 압박을 통해 변별을 준다. 때문에 개념 암기는 물론, 다양한 문제 풀이를 통해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연습해둬야 한다.
Q. 고득점을 받으려면 어떤 단원을 극복해야 하는지, 또 극복 방법은?
<물리학Ⅰ>은 역학만 잘하면 나머지 단원은 쉽다고 생각하지만 가볍게 여겨도 되는 단원은 없다. 특히 비역학 부분은 자주 출제되는 개념을 완벽히 이해, 암기해야 실수 없이 신속하게 풀어낼 수 있다. 역학은 문제 풀이 실력을 쌓아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대부분 그래프를 그리거나 공식을 활용하면 풀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문제 풀이 방식을 체화해 수능 당일에 어떤 방식을 사용할지 바로 떠올릴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평소 한 문제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적용해보길 추천한다. 연습하다 보면 그래프로 풀 문제와 수식을 활용해 풀 문제가 보인다.
<지구과학Ⅰ>의 ‘대기와 해양’ 단원은 완벽하게 암기했다면 틀릴 문제가 없다. ‘고체지구’와 ‘우주’ 단원은 개념 암기도 중요하지만 개념 이해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 특히 ‘고체지구’ 단원의 복각과 ‘우주’ 단원의 외계 행성계와 외계 생명체 탐사는 수학 문제를 풀 듯이 꾸준히 문제를 풀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1년간 지겨울 만큼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목이므로, 공부하는 게 재밌는 과목, 성적이 잘 나올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큰 거부감이 없다면 시간 부담도 없고 체력 소모도 적은 <지구과학Ⅰ>을 추천하고 싶다. 고난도 단원이 따로 없어 큰 부담 없이 수능 준비를 할 수 있다.
<물리학Ⅰ>+<화학Ⅱ>
“암기보다 수리적 사고 중심으로 과목 선택, 표준점수 고려해 <화학Ⅱ>로 변경”
김유진
서울대 의예과 1학년(정시 합격, 서울 배재고 졸업)
Q. 교육과정과 수능에서 선택했던 과학 과목의 특징은?
고교 때는 <물리학Ⅰ·Ⅱ> <고급물리학> <화학Ⅰ·Ⅱ> <생명과학Ⅰ>을, 수능에서는 <물리학Ⅰ> <화학Ⅱ>를 선택했다. 선택자 수가 적어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울 수 있지만, 암기보다는 수리적 사고에 강점이 있어 잘 맞을 것으로 판단했다.
6월까지는 <물리학Ⅰ> <화학Ⅰ>을 공부했는데 Ⅱ과목을 선택했을 때 표준점수상 이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학교 선생님도 추천해주셔서 7월에 <화학Ⅱ>로 변경했다. 내신 때 공부한 과목이라 변경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었다. <물리학Ⅰ>은 문제 풀이 실력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념이 적은 대신 그 개념을 문제에 적용하기가 까다로웠다.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떤 풀이 과정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철저한 개념 학습과 많은 문제 풀이 경험으로 일정 실력을 쌓으면 시험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이다.
<화학Ⅱ>는 <물리학Ⅰ>과 달리 모험적인 과목 같았다. 개념의 양이 매우 적어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산이 복잡하고 풀이가 길어 시험 시간이 부족하곤 했다. 또한, 출제 난도에 따라 안정적인 점수를 받기가 어려운 과목이지만, 계산 속도가 빠르면 문제 풀이에 큰 이점이 있는 과목이다.
Q.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내신은 수능보다 지엽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가 많아 개념 학습에 더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수업에서 강조한 부분과 교과서를 꼼꼼히 학습하는 것이 좋다. 반면 수능은 전반적인 문제 풀이 능력을 기르는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생소한 문제가 나오더라도 그 자리에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을 철저히 대비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실전 모의고사를 풀며 수능 감각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Q. 고득점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단원은?
<물리학Ⅰ>은 1단원 역학, 그중에서도 ‘등가속도 운동’ 부분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학 문제는 다양한 개념을 혼합해 출제하는데, 기본적으로 등가속도 운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가속도, 속도, 시간, 거리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Ⅱ>는 1단원 ‘기체’ 부분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다. 단독으로 출제되는 문제도 어렵지만, 그 개념이 2~3단원에 응용되므로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또 문제 풀이 과정에서 압력, 부피, 온도 사이의 관계를 유념해두는 것이 좋다. 2024 수능에서도 20번이 화학 평형 이동 문항이었지만, 기본적으로 기체 개념이 활용됐다.
Q. 과탐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개념의 양, 문제의 난도, 타임 어택, 표준점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과목별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과 흥미다. 개념부터 기출문제 풀이, 실전 모의고사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공부하면서 지치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맞고 흥미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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